먹거리 리뷰

성남 태평동 화락 기본 짬뽕

짹짹94 2019. 5. 6. 21:02

※ 도심의 코스 요리집이 아닌 이상 인테리어, 분위기, 서비스 보단 짬뽕의 맛과 퀄리티만 봅니다.

 

성남에서 집으로 돌아오는 대로변에, 태평동에 수타 중화 요리집이 하나 있었다.

난 짬뽕을 굉장히 좋아하는데, 개인적으로 수타 짬뽕을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중국에서 유학 중 현지에서 먹던 값싼 수타면에 비해서 

한국은 가격도 훨신 비쌀 뿐 더러, 중국인들 보다 기술이 좋지 않은건지, 면의 식감과 일정함 정도도 부족하다.

하지만 정작 수타를 하는 사람들은 한국에 몇 되지 않는 기술자라며 업장과 사장에게 온갖 갑질을 한다.

자신들이 그리 씹어대는 중국인들의 수타면은 먹어보지도 않았으면서 말이다.

물론 아닌 사람들도 많이 있겠지만, 내가 아는 대부분은 그렇더라.

 

하지만 같은 성남시에 '뿅의 전설'이라는 수타 중화 요리집은 짬뽕이 맛있다.

그리고 이 가게 문 앞에 각종 메스컴을 탔다는 광고를 많이 해두었고, 3시경 도착했는데도 손님들이 꽤 많았다.

화락 火樂 불을 가지고 논다라는 뜻이라고 가게의 이름을 지었다고 한다.

각종 대회에서도 1등을 했다고 붙여놨는데 기대가 되었었다.

 

춘장 양파와 단무지가 나왔는데, 춘장이 많이 고소하다.

이 집 실장님 스타일이 고소함을 추구하는 것 같다.

 

짬뽕의 종류가 꽤 많다.

난 차돌 짬뽕이 있다면 무조건 차돌 짬뽕을 시키지만 없으므로 기본 짬뽕.

 

화락 기본 짬뽕

짬뽕이 나왔다.

비주얼은 옛날 해물 짬뽕이다.

역시 국물 맛도 옛날 짬뽕이다. 

여기서 흠치 했다. 불을 가지고 놀는 '화락'의 이름의 중국집인데 

불맛은 살리지 않은 은은한 옛날 짬뽕을 판다니, 음..

야채에도 그을린 흔적은 거의 전혀 없다.

 

하지만 국물의 맛은 좋았다.

고춧가루를 정말 잘 볶은 듯 짬뽕에서 고소한 맛이 잘 살았다.

 

해물이 정말 많다. 보통 중국집의 해물 양 이상이다.

중국집 대만 국자로 해물을 한개 꽉채운 것 같다.

 

야채는 양파, 당근, 호박, 대파가 들어갔는데,

양파와 호박은 큼직하게 썰었고, 대파는 송송 썰고, 당근은? 모양이 심각하게 일정하지 않다.

실망을 많이 했다.

양은 문제가 되지 않은데, 칼질을 해놓은게 영..

이분들은 짬뽕에 별로 정성을 들이지 않는 것 같다.

비단 당근 뿐 아니라 다른 야채들도 칼질이 영 좋지 않았다.

 

물론 대왕 오징어가 주다. 하지만 솔방울 오징어가 4개 들어있고, 베이비카가 2개, 홍합도 꽤 들었다.

그리고 해물에서 냄새가 전혀 나지 않았다. 이 점은 매우 만족한다.

하지만 대왕 오징어가 두껍고 컸으며, 질겼다.

 

또 짬뽕 자체가 오래된 것 같다.

야채가 찌개 재탕한 야채들 마냥, 이미 식감이 하나도 없다.

 

주방을 보니 면도 미리 수타를 쳐놓고, 전분을 엄청 묻혀 놓은걸 주문 때 마다 삶아 주는 것 같더라

면은 쫄깃했지만 짬뽕속 당근마냥 일정함이 거의 없었고, 보았을 때 볼품 없었다.

전분이 많이 묻어있어서, 삶은 뒤 찬물에 잘 안행궈서 그런지

먹다보니 짬뽕에 전분질이 된 듯, 걸죽 해졌다..

 

내 결론은 

정말 배고픈데 근처에 먹을곳이 하나도 없다면 오겠다.

 

하지만 부끄러워서 누군가와 함께 오진 못할 것 같다.

짬뽕 맛은 좋다. 실장님이 옛날 짬뽕 스타일로 정말 잘 볶으신 것 같다.

하지만 실장 밑의 칼판, 면판이 별로 실력이 없는 것 같다.

칼질도 많이 엉성하고, 면 관리는 최악이다.

 

실장님이 주방 보조들을 많이 아끼시는건지, 이해할 수 없다. 

 

대왕 오징어 칼질은 엉성하지만 냄새가 안나는걸 보니 

재료는 좋고, 관리를 잘 하는 것 같다.

옛날식 짬뽕 스타일에, 해물 양이 많으니, 태평동 동네 특성상 

동네 아저씨들이 많이 올만 하더라.

동네 아저씨로 버티는 것 같다. 

젊은 층, 서울권 회사 사람들은 두 번은 오지 않을 듯